언론보도

[서울신문] 2010.06.19 다문화가정 이주 여성들의 월드컵
2015-12-28
강서여성인력개발센터 조회수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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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新풍속도] 응원하며 울고 웃는 ‘리얼 코리안’


 

<3>다문화가정 이주 여성들의 월드컵
 

 

짙은 쌍꺼풀의 동그란 눈, 윤기나는 까무잡잡한 피부, 하얀 이가 가지런히 드러나는 시원한 미소…. 필리핀인인 비너스(31)

 

씨다. 그는 한국인 이종복(46)씨와 결혼해 일곱 살, 다섯 살 난 아이를 두고 있다. 2002년 사업차 필리핀에 체류 중이던 남

 

편을 만나 1년6개월의 연애 끝에 2004년 결혼식을 올렸다.둘의 만남은 월드컵과 함께 시작됐다. 태극전사들의 활약을 TV

 

로 함께 보며 친해졌고, 4강 신화로 한국의 위상이 세계에 알려졌을 때 친정 부모의 허락을 얻어 결혼까지 하게 됐다. 독

 

일월드컵 때는 서울 신당3동에 있는 자택에서 시댁식구들과 조용히 한국의 선전을 응원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붉은 악

 

마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를 든 채 거리로 나섰다.

 

 

 
▲ 한국 대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17일 저녁 서울 신수동 여성자원금고에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

 

고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문희(중국), 이경희(한국인 멘토), 조숙형(한국인 멘토), 조

 

숙애(한국인 멘토), 타오(베트남), 비너스(필리핀), 팜티마이(베트남), 율약윤(중국), 란람(중국), 요위훙(중국)씨.
 

17일 아르헨티나전에는 요리교실에서 만난 결혼 이민여성 20여명과 함께 응원전을 펼쳤다. 그는 “세 번째 골이 들어갔을

 

때는 너무 속상해 눈물이 났다.”면서 “이럴 때 정말 ‘내가 한국인이 됐구나.’하고 느낀다.”며 쑥스러워했다.

 

 

다문화가정이 월드컵을 통해 ‘리얼 코리안’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제적인 스포츠인 월드컵을 매개로 한국인으로서의 동질

 

감과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02년 4강신화를 이룩한 한국에 호감을 느낀 베트남, 중국 등의 여성들이

 

국내로 들어와 한국에 정착한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이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거리응원 등을 하며 소속감을 느끼고, 진

 

정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여성가족부의 ‘외국인과의 혼인현황’에 따르면

 

내국인-외국인 결혼 추이가 2000년 18%, 2001년 25%, 2002년 5%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2002년 월드컵 이듬해인

 

2003년과 2004년에 63%, 40%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월드컵으로 인한 호감도가 국제결혼에 반영됐음을 보여주는 대

 

목이다.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날에는 서울 신수동 여성자원금고에는 중국, 베트남, 일본, 필리핀 등 다문화가정 여성 20여명이 모

 

여 플래카드를 만들어 응원을 했다. 2005년 한국에 들어온 요위훙(33·중국)씨는 “가족뿐 아니라 같은 결혼이민자, 한국인

 

들과 응원을 하면서 정말 하나가 된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소속감을 느끼기 힘들었던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다른 국가와

 

겨루는 스포츠 행사를 통해 한국인과 함께 울고 웃으며 진정한 ‘리얼 코리안’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코엑스

 

로 가족들과 응원을 나온 베트남 출신의 팜차이(34)씨도 “2006년엔 한국에 적응하기 바빠 제대로 응원을 못했는데 이번

 

월드컵은 가족들과 함께 원없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할 것”이라면서 “나이지리아전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

 

다.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취업, 문화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는 김근화 여성자원금고 이사장은 “2010년은 월드컵이란 연결

 

고리로 이주여성들이 ‘세계 속 한국인’으로 자부심을 갖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백민경·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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